2007. 8월19일(일) 총동산악회 축령산 산행기
축령산(祝靈山) 해발 888미터 정상에 서다. 이것은 오늘의
나의 목표이기도 하고 내 평생에 처음으로 시도하는 산행 높이이기도 하다.
축령산과 서리산 두 개의 산을 종주하는 A코스보다는 짧은 B코스 즉,
최고봉 축령산 산정에서 절골 계곡으로 내려오는 6.4KM
4시간 반 정도 소요하는 산행으로 되어 있다.
년중 가장 더운 8월에 자칫 무리를 하면 건강에도 해로울 수도 있고
비오는 날에는 미끄러워서 사고 발생이 빈번하다니 나같은 초짜는
그저 총동 카페에 들러보고 날씨라도 안 좋으면 넌즈시 빠질 수 있다는
안일한 생각으로 슬쩍 신청만 해놨었는데...
지난 12일 울 일오 산행도 우천으로 취소되어 친구들과 만남도 이루지 못했으니
오히려 축령산 산행 이번만은 비를 흠뻑 맞더라도
꼭 오르고 싶은 억지가 발동하기 시작했다.
듣자하니 스틱도 필수품이고
높은 산은 쌍지팡이를 짚어야 힘도 덜 들고 하산시에도 안전하다니
급히 챙기긴 했는데...근력훈련도 매일 최소 2달은 해야한다는데...
이건 이미 시간이 허락하질 않으니
겨우 동네 뒷산을 며칠 헤매다 이렇게 나서게 된 꼴...걱정이 태산이다.
평소 특별한 건강관리 없이 먹고 자고 늘어지는 게으름으로 비만에
혈당치만 자꾸 높아가는데...의사도 짜증내며 식이요법/운동/약
이 세 가지를 철저히 실행하지 않으면 다른 병원으로 가라고 차갑게 일갈
처방전도 안 해준다. 합병증은 시간문제라고 겁을 준다.
누구나 젊어서야 건강생각할 새도 없고 나이들어가면 모두 다 쇠약해져서
자연히 자기 수명이 정해진 대로 살다 가나부다 했는데...
요즘은 한 해 하루가 지날수록 달라지는 몸이 그나마 건강에
이상이 올 때는 평소에 관리하지 못한 후회에 마음마저 무너진다.
행복은 역시 건강이 가져다 준다는 것을 다시 생각케 하는 터에
친구들, 선후배와 어울려 잘 계획된 산행을 좇아 다니게 된 것을
하나의 큰 낙으로 그리고 감사하는 마음으로 그날의 사진을 몇장 올린다.
 (강변역 7시반경 선후배 동창들이 모여서 반가운 인사를 나눈다.
여전히 건강하신 1회 박붕배 선배님도 영표도 보이고...)
아무래도 신경을 쓰니 잠도 깊이 못들고...
새벽 4시 기상해서 배낭 챙기고 계란 후라이만 먹고 도시락 싸들고
6시발 강남행 급행 버스를 타니 40분만에 주파.. 지하철 갈아 타고
7시에 강변역에 도착하였다. 벌써 선후배 동문들이 관광버스 3대에
만원 상태...울 일오멤버는 늘 1호차에 탄다는데 오늘은 선배들이 평소보다
더 많이 나와서 2호차로 밀렸다.

(옥희와 경애 휴식중)
울 일오 팀은 동진이/정식이/영표/옥희/경애/솔개 모두 여섯 명이 나왔고
아예 모두 B코스로 작정했다.
 (왼쪽 동진이와 정식이 도중에 과일을 들며 휴식중....)
버스에 오르니 아침 식사로 뜨끈뜨끈한 콩백설기를 나눠주고 옥희가 싸온
삶은 계란과 과일을 들며 1시간 반 질주 끝에 가평군 축령산에 도착하였다.
9시정각부터 산행이 시작...
이곳은 송백류 특히 잣 명산지이고 수령 60년 이상된 거목으로 빽빽한
산길인데 ...그 밑을 지나는 우리의 대열을 시원한 그늘과 신선하고 향긋한
잣향기를 뿜어주고 있었다. 모두들 가슴을 펼치고 맘껏 들이켠다.
미리 설명을 들어 짐작을 했지만 점점 험난해지는 길을 오르며
이거...얼마를 더 가야할는지...곳곳에 이정표를 눈여겨 보지만
산길 수백미터는 가까운 거리 같지만 무척 힘드는 거리이다.
한 발 한 발 옮길 때마다 눈알이 어질어질
물론 나 때문에 자꾸 후미로 쳐지기 시작하고....
 (수리바위 위에서 좌로부터 솔개/동진/옥희/경애)
축령산의 첫 깔딱고개는 수리바위 능선 오르기....거의 쉬지않고 1시간을
오르고 오르니 시야가 탁 트이며 얼마 전까지도 독수리들이 서식했다는
수리바위가 우람하다. 그 큰 바위 그 틈새에 뿌리를 박은 소나무가 참 멋지다.
두번 째 깔딱고개는 남이바위--- 옛날 남이 장군이 앉았던 바위라고 한다.
의자처럼 움푹 패인 모양인데..바위 근처에 다가가서 사진 한장
찍어볼려니 현기증이 날 정도로 벼랑 끝이다.
아직도 축령산 정상까지는 몇 고비가 있다는데...할 수 없다
정식학형이 경애, 옥희와 같이 앞서 가다가 11시반에 도착 지점에서
휴식하며 기다리자는 언약을 하고 동진이는 내 페이스에 맞춰서
같이 오르기로 해야만 했다.
 (일오뫼 C팀들아~ 여기가 축령산 888.6미터 정상이다...솔개가 네발로
기어 올랐지만 해냈다구...)
그 옛날 태조 이성계가 산이 험악해서 사냥을 제대로 할 수 없어서
산신령에게 제사를 지내고 산 이름을 축령산으로 정했다는 전설도 있을
정도인데 ...내가 괜히 욕심내다가 오늘 119 헤리콥타 타는 거 아냐...
농담10 진담90 하는데...동진이는 태평이다.
이성게계 남이 장군이 하릴없이 이런 산에 왔겠냐 지난번 화야산보다
조금 더 높지만 11시반에 우리팀하고 만나서 좀 쉬다가 가자구 한다.
앉아서 수건 3개를 쥐어짜니 주룩 주룩 내 눈이 의심스러울 정도였다.
 (축령산 한글판 비석이 서있고 한문의 비석은 쓰러져 있었다)
 (휴식하며...얼려왔던 막걸리가 살얼음이 뜬 冷막걸리로 변신
한잔씩 돌리니 이 상쾌한 맛을 어디에 비하리...)
 (하산후 은행나무 가든에 모여 산채 비빔밥을...물론 반주로 쏘주 양주도
주거니 받거니 정식이와 영표)
 (비빔밥에 오이생채을 몇그릇이나 해치웠는지....동진이와 옥희)
 (세계 최초로 히말라야 실버원정대의 평가단원으로 참가했던
14회 엄 선배와 성공 무사귀환의 축배...김교장과 영표는 축甁이네...)
이번 산행중에도 수풀 속 눈에 띠지않는 곳에 피어있는 갖은 야생화를
찾아내서 하나하나 이름부터 특징을 재미있게 설명해준 동진이
맛있는 거 많이 챙겨주는 옥희와 잘 웃어주는 경애,
총동 산악회 창설 멤버인 정식이의 자상한 안내 보디가드역
위 아래 선후배를 잘 다뤄 우정을 돈독히 하는 영표
앞으로도 친구 모두가 애정을 갖고 즐거운 산행이 이어지기를...
요들 송 한 곡 띄우며...
솔 개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