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가 어렸을 적부터 주변에 흔하게 봐 오던 아카시아에 대하여 잘 못 알고 있는 몇 가지 오해와 진실을 정리할 기회를 가져보자.
우선 아까시 나무와 아카시아는 같은 콩과 식물이긴 하지만 아카시아는 오스트레일리아 원산으로 아프리카, 아라비아 등 열대와 아열대 지방에서 자라는 아카시아속(屬)의 식물이고, 우리가 흔히 보는 나무는 북미원산의 아까시속(屬)의 식물로 아카시아가 아니고 아까시 나무이므로 이제부터는 이름을 고쳐 부르자.
아까시 나무 꽃
아까시 나무는 모두가 잘 알고 있듯이 콩과식물 특유의 뿌리혹 박테리아로 공기중의 질소를 고정하여 스스로 양분을 조달하므로 메마르고 척박한 땅에서도 잘 자라 사방사업에 가장 적합한 나무로 사랑을 받아왔다. 번식력이 좋고 잘 자라 수시로 베어 땔감으로도 요긴하게 썼고, 잎은 토끼가 가장 좋아하는 먹이었으며, 5월이면 온 산을 하얗게 뒤덮는 아까시꽃은 향도 좋지만 꿀의 가장 풍부한 공급원이었다.
어렸을 때에 새 순이나 꽃을 따 먹으며 배고픔을 달래던 기억도 있는데 요즘엔 산을 망치는 독수(毒樹)라면서 베어내는 일이 잦다. 어릴 때 베어내면 계속 옆으로 번지고 가시가 무성하게 되는데 그것도 알고 보면 잎에 영양이 풍부하여 짐승들로부터 자기 보호를 위한 방어수단의 하나다. 자르지 않고 놔두면 크게 똑바로 자라면서 가시가 모두 없어지며 목재감으로도 훌륭하다.
아카시아(속) 꽃
또 아까시 나무가 온 산을 뒤덮을 것이라는 우려도 기우에 불과하다. 물론 지구상에서 유칼리나무에 이어 두번째로 넓은 20% 가까이의 면적을 차지하고 있다고는 하지만, 이 나무는 표고 300m이상에서는 자라지 못하고 수명도 20~30년에 불과한데다 뿌리도 깊이 뻗는 성질이 아니어서 그리 염려할 일은 아니라고 한다. 오히려 고지대에서 자랄 수 있는 품종을 개발하거나 꽃피는 시기를 조절하여 꿀 채취 시간과 면적을 늘리는 방법을 강구하는 것도 좋을 것 같다.
아까시 나무에 대한 선입견과 오해를 풀고 그 향기와 꿀, 그리고 그 그늘을 사랑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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