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부동산 정책을 통해 '득'을 보게 되는 집단을 만들어 정책을 지키게 하겠다는 김병준 청와대 정책실장의 발언을
보면 이번 부동산 정책에는 노무현 대통령께서 일전에 청와대에서 기자들에게 사용한 표현대로 '실'을 보게
되는 집단을 '조지겠다' 라는 의도가 명명 백백 드러나 있다.
초강력 부동산 세금으로 '실'을 보게 되는 집단이면 두말할 나위 없이 소위 말하는 '가진 자'들이
될 것이고 '득'을 보는 집단은 '가진 것이 없는자' 들이 될 터이니 그럼 이 정부의 의도는 가진자들을 조져서 못가진자 들을
전폭적으로 돕겠다는 말이 된다.
대한민국 헌법에는 우리나라가 자유 민주주의 국가로 정의되어 있다. 자유
민주주의체제에서 군사 쿠테타도 아니고 투표로, 그것도 빈약한 지지율로 탄생된 정권이 대통령과 일부 정권실세들이 원한다고 해서
이런 반 민주적이고 반 시장적인 정책을 밀어 부칠 수 있는 것인가?
그리고 이 정권이 그토록 싫어하는 '가진자'들은 도대체 누구인가? 재벌가문? 돈많은 전직
독재자? 집을 수십채 씩 굴리는 부동산 졸부와 지하경제에서 수백억을 돌리는 사채업자? 다 틀렸다! 그들은 이번 부동산
정책으로 막대한 재산에 약간의 생채기는 입을 수 있겠지만
심각한 재산 상의 '실'은 보지 않는다.
이번 부동산 정책으로 진정 '실'을 보게 되는 '가진자' 집단은 하루 하루 힘들고
진빠지는 직장생활을 통해 수십년간 외식 한 번 안하고, 여행 한 번 안가고 하면서 쥐꼬리 만한 월급 쪼개
가며 고생 고생하여 모은 돈으로 서울에 집한 채 마련한 사람이거나 아니면 거기서 남은 여력이 좀 더 있어서 집 한채 더 구매하여 거기서 나온 임대료로 부족한 생활비나 메꾸고
은퇴 후를 준비하고 있는 그저 약간 여유를 가지고 살만한 평범하디 평범한 중산층 가구가
대부분이다!
당연히 그들은 부동산 투기꾼도 아니고, 범법자도 아니고, 부동산 시장을 교란시켜온 불순세력도 아니며
무엇보다 그 위대한 '민주화투쟁' 하느라 평생 직장 생활 한번 안해봐서 직장인 고생이 무엇인지 알리가 없는
이 정권의 실세들에 비해 혹독한 노동이란 것이 어떤 것인지 온몸으로 체험하고 있는 사람들이다.
그런 중산층 가장들이, 우리 주위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아버지 어머니들이 바로 '가지지 못한 자'들을 위해
희생되어 마땅한 사람들이란 말인가? 내가 잘못 이해하고 있는 것이라면 청와대 김병준 정책실장은 본인이 말하는 '가진자'의 정의가 어떤
것인지 공개적으로 밝혀라!
이런 중산층 가구의 구성인원을 다 합치면 거의 대통령 당선이 가능한 정도의 국민수가 나온다. 이 정도
규모면 그들은 '가진자 그룹' 이 아니라 '국민 자체'가 되는 것이다. 도대체 덜 가진자들의 정체가 누구며
어떤 절박한 사정을 가진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기에 전국민의 반에 다다르는 인원을 조져가면서 까지 돕겠다는
것일까?
그리고 이런 모든 시시비비를 따지기 전에 앞서 가난 구제는 경제성장을 통해 하는 것이 정석이라는 것이 시대와 장소를
초월하여 전해 내려오고 있는 진리이며 또한 그렇게 하라고 나라 전체를 좌지 우지 할 수 있는 힘을 정권에 실어 준 것이다.
막상 살려야 되는 경제는 이제 바닥을 뚫고 지하로 침몰해 가고 있는 이 암담한 상황에서 경제는 거의 방목 상태로
내버려 놓고, 애꿎은 국민들 주머니 털어서 득보는 계층을 만들고 그들로 하여금 정책을 지키게 하는 요상한 짓이나 하라고 힘을 준 것이 아니란
말이다. 그리고 국가의 정책으로 인해 일방적으로 득을 보는 집단이 생긴다면 그들이 누리는 득이란 소위 말하는 '불로소득' 이
아닌가?
도대체 청와대 사람들의 머리속에 있는 어휘의 개념은 어떤 것인지 도무지 이해 할 수가 없다.
실제로 야비한 방식으로 부를 축적해온 사람들을 응징하려는 당당한 의도가 있다 해도 법이고
룰이고 뭐고 없는 난장판 국가의 독재자가 아니라면 정권을 쥐고 있는 사람들의 취향대로 세제고 뭐고 다 뜯어고쳐서 국민들이
항의가 빗발치던 말던 밀어부치는 짓을 할 수 는 없는 것이며 그 보다 앞서 6.25 당시 인민재판에서나 등장할 법
듯한 발상을 배경으로 정책을 수립해서도 안되는 것이다.
전봉준의 동학혁명에 불을 붙힌 장본인이자 가렴주구형 탐관오리의 표본 조병갑(趙秉甲)의 혹독한 세금에
고생하던 고종 29년 전라남도 고부군(지금의 정읍)의 백성들 심정이 어떤 것 이였는지 실감할 수 있게 만드는 요즘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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