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산을 돌아왔습니다.
구파발을 지나 북한산입구로 들어가 대남문을 지나 구기동으로 돌아왔습니다.
11시에 오르기 시작했는데 구기동을 빠져나올 때는 오후 6시더군요.
그렇게 오래 걸리는 산행길은 아닌데 들꽃을 감상하며 느릿느릿 돌아왔습니다.
혼자서 다녀오니 일정을 맘대로 잡아 좋았지만
하산하여 생맥주 한 잔 할 수 없어 아쉬웠습니다.

상사화
상사화라 이름이 지어진 것은 꽃과 잎이 서로 만나지 못해 붙인 이름인 것 같습니다.
잎은 삼월에 오리 부리같이 노랗게 싹이 돋아나 유월에 시들어 사라져요.
팔월이면 꽃대만 올라와 핀답니다.
잎과 꽃이 서로 만나지 못하니 서로 그리워 한다고 상사화라 합니다.
옛날 어느 여인이 스님을 사모하다 상사병으로 죽어
스님이 수도하는 도량 귀퉁이에 묻히게 되었는데
그녀가 죽은 자리에 피어난 꽃이라는 슬픈 전설을 안고 있답니다.

쇠서나물
쇠서나물은 일반적으로 줄기에 붉은빛을 띠고, 잎은 소의 혓바닥처럼 잔털이 나고
거친데 이놈은 줄기도 녹색이고 잔털도 비교적 작았습니다.
그래서 다른 꽃인가 생각이 들어 도감을 뒤졌지만 쇠서나물에 가장 가까웠습니다.
쇠서나물은 소의 혓바닥을 닮았다고 지은 이름으로 보입니다.
경상도 사투리에 무척 힙든다는 표현으로 '쎄(혀) 빠진다.' 라는 말이 있습니다.

톱풀
잎이 톱처럼 생겼습니다. 색체와 아름다움에 관심을 두고 찍으니 식물식별에는 다소 부족합니다.

왕고들빼기
잎은 상추처럼 쌈싸먹기도 합니다.
쌉싸름한 맛이 도는데 입맛을 잃었을 때 먹으면 맛도 좋고 입맛도 돌아오게 합니다.

산꿩의다리(은꿩의다리?)
꿩의다리가 들어가는 꽃이 너무 많습니다.
꿩의다리, 금꿩의다리, 은꿩의다리, 산꿩의다리, 꽃꿩의다리, 참꿩의다리, 연잎꿩의다리, 겹잎꿩의다리,
매화꿩의다리
등이 있지요.
꿩의비름도 있지요.
둥근잎꿩의비름, 큰꿩의비름, 새입꿩의비름 등이 있어요.
산에 사는 가느다란 꿩의 다리 모습은 들꽃 이름 짓는데 여러모로 인용되었습니다.
앞으로 계속 찾아내서 블로그에 올려보겠습니다. 구분하는 일이 쉽지 않을 것 같습니다.
제비꽃이 종류가 가장 많지만 꿩의다리도 10종이 넘는 것 같더군요.

금꿩의다리: 지난달 다른 곳에서 찍었습니다.
이름이 비슷하면 외양도 유사하지만, 들꽃은 피는 시기나 크기 등에 차이가 나는 경우가
많습니다.

며느리밥풀
슬픈전설을 가진 꽃입니다.
며느리밥풀, 며느리밑씻게, 며느리배꼽이라는 식물이 있답니다.
오늘 세 종류를 다 찾아내고, 사진을 찍었지만 며느리배꼽의 열매가 아직 덜 여물어
전형적인 모습을 보여주질 못하고 있습니다.
열매가 다 익으면 새로 찍어 비교해 볼 수 있도록 하겠습니다.

짚신나물
짚신나물 잎에 짚신 무늬가 있습니다.

노랑물봉선
노랑물봉선은 막 피고 있습니다. 물봉선은 늦 여름부터 피기 시작하지요.

참당귀
더덕 한 뿌리가 근처에 있으면 지나가는 사람도 향을 느낄 수 있습니다.
요즘은 당귀가 그렇게 강한 향을 내뿜는 계절이랍니다.

개곽향

마타리
마타리꽃이 제철을 맞이하고 있지요. 금마타리 은마타리라 하여 꽃의 색에 따라 구분합니다.

누리장나무
이름처럼 누린내가 심하게 나는 나무입니다.
누린내는 개가 오랫동안 목욕하지 않고 비를 맞았을 때 개털에서 나는 냄새입니다.
셔터를 누르고는 얼른 물러나야 했습니다.
나의 살던 고향 블로그가 어찌하다 들꽃 블로그가 되는 것 같습니다.
아마 식물에 관한 공부를 했다면 좀 쉽게 먹고살며 재미있을 것도 같은 데
엉뚱한 일을 하며 사니 힘만 드나봅니다.ㅎ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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