맥아더가 '살인자'면 김일성은 '수호천사'인가? | |||||||||
[프런티어타임스 2005.09.13 11:00:17]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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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런티어타임스 이종연 논설위원)=9월 15일은 6.25 당시 더글러스 맥아더 장군의 인천 상륙작전이 감행된
지 55주년이 되는 날이다. 인천 상륙작전은 2차 대전 중 유럽 전선 승리의 결정적 계기가 되었던 노르망디 상륙작전에 비견되는 대규모 해상 기습
상륙작전이다.상륙작전이 성공하면서 무방비 상태의 남한을 상대로 전쟁을 일으킨 직후 파죽지세로 낙동강까지 밀고 내려왔던 북한군의 예기(銳氣)가
꺾이고 전쟁의 양상은 변한다. 북한군은 전.후방의 허리가 끊기면서 양쪽에서 몰리는 형국이 되었고 낙동강까지 밀렸던 국군은 반격의 기회를 잡게 된다 . 인천 상륙작전 후 13일 만인 9월 28일에는 수도 서울이 전쟁 발발 3개월여 만에 탈환되었다. 맥아더는 중앙청에서 당시 이승만 대통령에게 수도 서울의 ‘반환식’을 거행했다. 반환식에서 독실한 기독교 신자였던 맥아더는 “대한민국 수도 서울을 이승만 대통령 각하가 영도하는 대한민국 정부에 돌려드립니다. 오늘의 승리는 오로지 하나님의 도우심이 없었다면 불가능했을 것입니다. 이제 서울 시민들은 공산군의 압살에서 해방되어 자유와 인권을 되찾게 되었습니다”라고 선언했다. 이승만도 맥아더의 손을 잡으며“대한민국을 되찾게 도와주신 하나님께 감사드린다”며 감격의 눈물을 흘렸다. 보태지도 빼지도 않은 인천 상륙작전의 역사적 사실 기록이다. 태평양 전쟁을 승리로 이끌었으며 6.25때 인천 상륙작전을 성공리에 지휘했던 전쟁영웅 맥아더 장군이 55년이 지나 때아닌 수난을 당하고 있다. 태평양전쟁 승리자인 맥아더가 연합군 사령관 자격으로 한국 땅을 밟은지 60주년, 상륙작전으로 인천항에 들어온 지 55주년이 지난 대한민국에서 또 하나의 ‘전쟁’이 벌어지고 있 다. 맥아더를 살인자라고 주장하는 친북단체와 동상 사수를 외치고 있는 보수단체와의 사이에 밀고 밀리는 공방전이 한달 째 계속되고 있는 것이다. 한편에서는 미군 장갑차에 치여 숨진 ‘효순이 미선이 사건’ 당시 ‘퍼킹 유 에스 에이’라는 노래를 불러 이름이 알려진 한 가수는 이번엔 맥아더는 살인자라는 내용의 노래를 부른다. “제주도민 학살하던 생각나시나, 맥아더” “노근리 양민들을 쏴 죽이라 명령했던 그자 맥아더” “이게 무슨 은인이냐 끌어내려 살인자의 동상 맥아더” 6.25 전쟁당시 침몰직전의 ‘대한민국호’를 건졌다고 평가되어온 맥아더가 55년만에 살인자로 몰려부관참시(剖棺斬屍)를 당하고 있는 것이다. 동상 앞에서 벌어지는 소동을 보면서 저 세상에 간 맥아더는 지금 무슨 생각을 하고 있을지 궁금하다. 역사를 승자의 기록이라고 한다면 비록 절반의 승리에 불과하다고 하지만 그동안 대한민국의 ‘구원자’로 평가되어왔던 맥아더가 반세기만에 ‘살인자’요 ‘침략자’로 매도되고 있는 오늘의 현실을 우리는 어떻게 받아들여야 할 것인가? 그 해답을 얻기 위해 미국의 수도 워싱턴에 있는 한국전 참전 기념공원을 한번 가보자. 미군 보병 1개분대가 우의를 입고 비를 맞으며 수색작전에 나서고 있는 조형물 옆에는 3만5천여명의 전사자 명단과 함께 이렇게 쓰여 있다. “우리가 전에 듣지도 못하고 알지도 못했던 미지의 나라, 대한민국에 우리는 자유를 지키기 위해 달려가 싸웠다” 그렇다. 그들의 말대로 6.25 전쟁기간동안 3만5천명의 미군 병사들이 알지도 듣지도 못했던 나라 대한민국에서 목숨을 잃었다. 7만여명 이상이 부상했으며 그때 다친 수많은 노병들이 아직도 병상에 누운채 전쟁의 상흔을 치료하고 있다. 2차대전을 승리로 이끈 여세를 몰아 경제가 최고의 상승기조를 타고 있던 당시 미국의 젊은이들이 무엇 때문에 낯선 이국땅에서 피흘려 죽은 이유는 무엇인가? 아무 부족할 것이 없는 미국 상류층의 젊은이 들이 지도층의 도덕적 임무(노블리스 오블리제) 때문에 한국전에 투입되었다. 상류층이 주로 다니는 하바드 대학에는 한국전에 참전했다 전사한 학생들의 명단이 돌판에 새겨져 있다. 그들은 용병이 아니었다. 그들은 다만 국가의 부름에 따라 알지도 못하고 듣지도 못했던 나라의 전쟁에 나와 목숨을 바친 것이다. 어느 대학교수는 6.25 전쟁 때 맥아더가 개입하는 바람에 안 죽었어도 될 400만명이 죽었다고 주장한다. 그때 미국이 개입하지 않았다면 통일이 되었을 것이라고도 말한다. 그의 주장대로 미국이 한국전에 개입하지 않고 북한에 의해 통일이 되었다면 지금 우리는 어떤 모습일까? 통일조국의 기치아래 "김일성 김정일 장군님의 영도아래 우리는 행복해요“라고 노래하고 있을까? 아니면 국제적 빈곤국으로 전락해 식량을 구걸하고 다니고 있을까? 진보단체들은 또 주장한다. 60년 동안 대한민국 땅에서 '해먹은 미국X'들은 이제 그만 물러나야 한다고. 해방이후 지난 60년 동안 미국이 대한민국에서 ‘해먹은’ 것이 무엇인가? 대한민국에서 석탄이나 석유를 파 갔는가? 아니면 식량을 가져 갔는가? 자기네 나라 돈 들여 한국에 주둔하면서 북한에 의한 전쟁억지력을 발휘한 것 말고 ‘해먹은’ 것이 무엇인가? 전쟁에 의해 버려진 고아들을 입양해 친자식보다 더 훌륭하게 키워 낸 것은 미국인이 아니었던가? 전쟁 후 배고픈 설움을 겪어본 나이 든 세대들은 6.25 후 그때의 뼈저린 기억을 잊지 못한다. 미국에서 구호물자로 들여온 옥수수 가루, 밀가루, 분유로 허기를 채웠던 날들을 잊을 수가 없다. "우리도 한번 잘 살아보겠다"고 월남에서, 열사의 중동에서 피흘려 싸워가며 나라를 일구었던 세대들에게 미국은 '구원자'이거나 '친구'였지 '살인자'가 될 수 없다. 경제개발기에는 또 미국이 우리를 어떻게 도왔는가? 무역적자를 감수하면서도 가발에서부터 전자제품, 자동차까지 한국제품을 가장 많이 사 주었던 단골 고객이 아니었던가? 100년 전 기독교와 함께 근대화된 교육기관과 의료기관을 조선 땅에 들여온 나라는 미국이 아니었던가? 동양적 의리체계에서는 배은망덕(背恩忘德)을 최고의 악덕으로 여긴다. 오늘 맥아더 동상을 쓰러트리자고 주장하는 일부 한국인들이 병상에서 치료중인 6.25 부상 노병들의 눈에 배은망덕으로 비쳐지지 않으리라고 누가 장담하겠는가? 6.25 전쟁 중 400만명이 사망한 것이 어떻게 미국만의 책임이며 맥아더의 책임이란 말인가? 전쟁을 일으킨 김일성과 그를 지원한 소련의 책임은 없다는 얘기인가? 전쟁 중간에 개입한 중공군의 책임은 없는가? 6.25 전쟁은 친북성향의 학자들이 주장하는 것 처럼 ‘통일 전쟁’이므로 북한의 책임은 없다는 말인가? 남한에 미군이 주둔하고 있는 것이 나라의 수치라고 한다면 북한 주민들이 굶주리고 있는 것은 나라의 수치가 아니고 자랑거리란 말인가? 맥아더를 살인자라고 한다면 당시 대한민국 국군과 참전 16개국은 ‘맥아더의 살인’을 도운 공범이란 말인가? ‘혈맹’으로 비유되는 반세기간의 한.미 동맹관계는 그러면 말짱 허구였다는 말인가? 민족의 생존을 위협하는 북한의 핵개발을 가장 강력하게 그리고 흔들리지 않고 거부하고 있는 나라는 어느 나라인가? 중국인가, 러시아인가, 일본인가, 아니면 미국인가? 다시 한번 묻고 싶다. 맥아더가 살인자이면 김일성은 ‘수호천사’인가? jylee@frontiertimes.co.kr프런티어타임스 (copyright@ 프런티어타임스 www.ftimes.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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